안녕하세요.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국회의원 용혜인입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발의된 지 오늘로 119일째입니다. 100일이 시간이 훌쩍 넘게 흐르는 동안 특별법에 대한 국회 차원의 논의를 채 한 발도 떼지 못했다는 것에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비롯해 행정안전위원회가 해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생떼와 몽니 부리기로 최소한의 할 일조차 내팽개치고 있습니다. 어제도 여당은 오송 참사의 실책을 가리기 위해 가짜뉴스를 동원해 가며 전체회의를 억지로 파행시켰습니다. 

여당은 이번 전체회의 파행을 이유로 2소위도 파행시키려고 하고 있지만, 이는 신속처리안건인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심사를 최대한 지연시키겠다는 꼼수에 불과합니다. 

여당이 어제 전체회의를 파행시켰던 핵심 이유는 전북도지사 출석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와 법안심사 2소위 개의는 전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즉, 7월부터 합의한 대로 의사일정을 진행하면 될 일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책임을 국회 방만운영으로 가려보겠다는 것이 아니면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의사일정 합의에 임해오던 이만희 간사가 갑자기 원내대표 전화를 받고 나가더니 ‘잼버리 현안질의’만 하겠다는 어깃장으로 행안위를 파행시킨 것부터 의심스럽습니다. 사실상 이태원 참사 특별법 통과를 21대 국회 내 가로막아야 한다는 당의 지령을 받아 움직인 것 아닙니까.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국회법에 따른 이태원 참사 특별법 심사를 방해하고 진상규명을 훼방 놓는다면, 행정안전위원회가 국회법 절차에 따라 8월 내 안건조정위 절차에 돌입하도록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힘 이만희 간사에게 요구합니다. 국회법에 따라 오래전부터 합의했던 

법안심사 제2소위 일정을 약속대로 개회하십시오. 

매번 국회 일정 파투 내고 여기 소통관에 와서 마이크 잡고 반대할 것이 아니라, 특별법을 심사하는 국회 회의장에 와서, 직접 의견을 밝히십시오. 최소한 국회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회의장 안에서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십시오. 그것이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쥔 여당이 다해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지 않습니까. 

이조차 가로막으신다면, 저는 기본소득당 의원으로서 안건조정위원회 추진을 앞장서 제안하고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직무유기를 넘어, 업무방해를 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무논리 훼방에 더 이상 발목을 잡힐 수 없기 때문입니다. 

8월 내 안건조정위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다룰 수 있도록,그리하여 참사 300일을 맞는 유가족 앞에서 국회가 부끄럽지 않도록 

김교흥 행정안전위원장님과 강병원 간사께서도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호소드립니다. 

정치가 국민들 앞에서 책임 있게 뜻을 밝히고 이를 설득하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순리입니다만, 도리어 국민이, 그것도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국회와 대통령실을 오가면서 정치인들을 붙잡고 온몸으로 설득하고 있는 풍경 앞에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제발 우리 일 좀 합시다. 

얼마 전 사법부의 이상민 장관 탄핵 판결 기각은 그 자체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필요성을 증명했습니다. 정치적 책임을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부정의한 권력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회의 책무가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이제 다시 국회의 시간입니다. 

행정안전위원으로서 또 한 사람의 국회의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저의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번 무겁게 드립니다. 

4440명의 국민께서 간절한 마음으로 국회에 전해주신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를 반드시 실천해 내겠습니다.

2023년 8월 17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