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보도자료] 사고 가장 많은 2호선, 1인 운행 변경 추진 … 시민 생명ㆍ안전 위협
사고 가장 많은 2호선, 1인 운행 변경 추진 … 시민 생명ㆍ안전 위협
― 지하철 2호선, 철도사고ㆍ철도준사고ㆍ승강장 안전문 장애ㆍ응급환자 발생 최다 … 1인 운행, 그 자체로 사고 발생 가능성 높여
― 서울시 지하철 최적근무위원회, 1인 운행 위해서는 혼잡도 150% 이하, 8량 이하 편성 기준 제시 … 지하철 2호선 혼잡도 150% 초과, 10량 편성으로 기준 충족 못해
― ATO(열차자동운전제어방식) 시스템, 운전에 도움 되지만 비상상황 대응은 사람 몫 … 승무원의 신속한 대응, 승객 생사 갈라
― 서울시, 경영 효율화 내세우며 지하철 2호선, 2인 운행에서 1인 운행으로 변경 추진 … 연 140억 원 절감 주장
― 용혜인 의원, “오세훈 시장, 시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돈 140억 원이 중요한가 … 안전과 관련된 예산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해야”
― 용혜인 의원, “서울시, 아직 정해진 건 없다지만 내년 상반기 중 1인 승무 전면 실시 계획 … 시민 속이지 말고 1인 승무제 즉각 중단해야”
서울시가 승무원 2명이 운행하던 지하철 2호선을 1인 운행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9개 노선 중 각종 사고 및 장애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아, 1인 승무로 바꿀 경우 시민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지하철 호선별 사고ㆍ장애 현황(2019 ~ 2024.06.)’ 자료를 분석한 결과, 2호선은 철도사고와 준사고, 승강장 안전문 장애 등 각종 사고와 장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하철 2호선 철도사고, 철도준사고, 승강장 안전문 장애 등 가장 많이 발생
구체적으로 철도사고의 경우 2019년 ~ 2024년 6월까지(이하 같은 기간) 총 29건이 발행했으며, 이 중 가장 많은 10건(34.5%)이 2호선에서 발생했다. 그 뒤를 이어 3호선에서 5건, 4호선과 5호선에서 각각 4건이 발생했다. 철도안전법 시행규칙에서 규정하는 철도사고란 충돌이나 탈선, 열차ㆍ역사ㆍ기계실 등의 화재를 의미한다.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시민 안전이 가장 크게 위협받을 수 있는 사고 유형이다.
철도준사고는 총 20건이 발생했으며 역시 2호선이 6건(30%)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3호선에서 5건, 4호선에서 4건 발생했다. 철도준사고란 철도사고보다는 위험도가 낮은 단계로 볼 수 있으며, 정지신호 무시 통과, 레일 파손, 차륜이나 차축의 균열 등을 의미한다.
운행장애는 총 29건이 발생했는데 5호선에서 가장 많은 6건이 발생했고, 3호선과 4호선에서 각각 5건이 발생했다. 2호선에서는 3건이 발생해 주요 사고나 장애 중 2호선이 ‘1위’를 차지하지 않은 유일한 유형이다. 운행장애란 관제의 사전승인 없이 정차역을 통과하거나 20분 이상 운행이 지연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승강장 안전문 장애는 총 284건이 발생했으며, 31.7%인 90건이 2호선에서 발생했다. 그 뒤를 이어 4호선에서 53건, 3호선에서 51건이 발생했다. 특히 승강장 안전문 장애는 1, 2위간 발생 건수가 큰 차이를 보여 2호선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응급환자 발생 현황 역시 2호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총 2,333건 중 532건(22.8%)이 2호선에서 발생했다. 7호선(409건)과 5호선(356건)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 중인 도시철도 노선별 사고ㆍ장애 현황(2019 ~ 2024.06)>
구분 | 1호선 | 2호선 | 3호선 | 4호선 | 5호선 | 6호선 | 7호선 | 8호선 | 기타 | 계 | 2호선 비율 |
철도사고 | 1 | 10 | 5 | 4 | 4 | 1 | 3 | 1 | 0 | 29 | 34.5 |
준사고 | 0 | 6 | 5 | 4 | 1 | 1 | 2 | 0 | 1 | 20 | 30.0 |
운행장애 | 2 | 3 | 5 | 5 | 6 | 1 | 3 | 1 | 3 | 29 | 10.3 |
승강장 안전문장애 | 21 | 90 | 51 | 53 | 29 | 11 | 27 | 2 | 0 | 284 | 31.7 |
응급환자 | 201 | 532 | 277 | 283 | 356 | 162 | 409 | 113 |
| 2,333 | 22.8 |
■ 사고 내용 들여다보면 2인 승무 필요성 커져
1인 승무는 2인 승무에 비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사고 대응에도 한계가 있어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성호 한양대 교수는 「지하철 사건사고의 문제와 안전체계 구축 방향」에서 지하철 사고의 문제요인을 물리적 요인, 인적 요인, 정책적 요인으로 구분했다. 최 교수는 특히 인력 운용 측면에서 ‘1인 승무 시스템은 사고 대응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일상적으로도 기관사에게 과도한 부담을 줘 안전운행에 커다란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철도준사고의 경우 20건 중 12건, 운행장애 발생 29건 중 9건이 졸음, 취급 부주의 등 인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사고이다. 물론 2인 승무에서도 인적 요인에 의한 사고나 장애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1인이 운행할 경우는 상호보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고 발생 빈도는 올라가고 대처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 1일 평균 260만 명 이용, 가장 혼잡 … 1인 운행 가이드라인도 미충족
2호선은 하루 260만 명이 이용한다. 총 43개 역 중 24개가 환승역으로, 서울교통공사가 분석한 일일 이용객 10만 명 이상 지하철역 7개 중 6개가 2호선 역이다. 잠실역 이용객이 가장 많았는데 하루 기준 15만5,200명이 이용한다. 그 뒤를 이어 강남역 15만1,600명, 홍대입구역 14만7,400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용객 많은 서울 지하철역(2024년 1~4월)>
순위 | 역명 | 이용객(명) | 비고 |
1 | 잠실역 | 15만5,200 | 8호선 |
2 | 강남역 | 15만1,600 | 신분당선 |
3 | 홍대입구역 | 14만7,400 | 공항선, 경의중앙선 |
4 | 구로디지털단지역 | 10만6,6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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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서울역1호선 | 10만5,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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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신림역 | 10만3,600 | 신림선 |
7 | 삼성역 | 10만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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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하철 최적근무위원회는 ‘승무방식 선택 시 고려해야 할 가이드라인’에서, 1인 승무가 가능한 기준으로 8가지 물리적 조건과 2가지 인적 조건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이 조건을 모두 만족하지 않으면 1인 승무체계를 재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나 2호선은 이 조건 중 ▲혼잡도 150% 이하 ▲8량 이하, 2가지를 충족하지 못한다. 2호선은 평균 혼잡도가 152%에 달하고, 출퇴근 시간대에는 200%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운행 중인 열차도 모두 10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8량 열차’는 1인 운행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해외 도시철도 중 10량 편성 열차를 1인으로 운행하는 노선은 도쿄메트로가 유일하다. 그러나 일본은 안전에 워낙 민감해 승강장에 역무원이 상주하고 있고, 혼잡한 역의 러시아워 시간대에는 전동차 문마다 역무원이 안전관리를 수행한다. 경영효율화를 내세우며 역무원도 줄이고 있는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다.
도시철도 역사가 가장 오래된 영국은 물론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그 어느 나라에서도 10량짜리 열차를 승무원 1명이 운행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10량 편성 열차는 모두 2명이 운행하고 있다.
■ ATO는 운전 보조 장치일 뿐 … 사고 등 비상상황 대응은 모두 사람 몫
서울시는 ATO(열차자동운전제어방식) 시스템을 도입해 1인 운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ATO 시스템이란 열차가 정거장을 출발해 다음 역에 정차할 때까지 가속과 감속, 정위치 정차 등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장치이다. 그러나 이 장치는 운전을 자동으로 수행할 뿐 외부 환경에 따라 다양한 사고와 장애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사고 예방이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승객 승하차와 스크린도어 안전감시, 승강장 이상유무 확인, 응급환자 및 화재발생 등 비상상황 초동조치 등은 앞쪽 운전실에 있는 기관사와 뒤쪽 운전실에 있는 차장의 주된 임무 중 하나다.
실제 지하철에서 각종 사고가 생겼을 때 승무원의 신속한 대응은 승객의 생사를 가르기도 한다. 192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343명의 사상자를 냈던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2003)의 경우 피해가 커진 원인 중 하나로 1인 승무제도가 지목되기도 했다. 반면 유사한 사고였던 2014년 도곡역 방화사건의 경우 결과가 달랐다. 기관사는 앞 5칸에 있는 승객을 도곡역 역사로 대피시켰고, 차장은 뒤 5칸에 있는 승객을 선로를 통해 대피시켰다. 도곡역 방화사건 때는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 서울시, 22년부터 1인 승무 차곡차곡 … 목적은 경영 효율화
서울시는 2022년 말부터 2호선 운행 시스템을 1인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2023년 3월,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서울시 혁신과제로 보고했다. 올해 1월, 승무방식 변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같은 달 ‘승무방식 변경을 위한 TF’를 구성했다. 내년 초, 1인 승무 시범운행을 거쳐 상반기 중 전면 실시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승무 방식을 1인으로 바꾸는 이유는 ‘경영 효율화’다. 서울시는 1인 승무 시스템 변경으로 기존 인력 중 186명을 줄이고, 연간 약 140억 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의 ‘열차 승무방식 변경(차장 승무생략) 추진계획(안)’에 따르면 비용 절감 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
용혜인 의원은 “오세훈 시장은 2,500만 수도권 시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140억 원이 중요한 것이냐”며 “안전과 관련된 예산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는 연구용역 수행 중이라 아직 정해진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내년 상반기 중 1인 승무를 전면 실시하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라며 “더 이상 시민을 속이지 말고 1인 승무제 변경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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