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알래스카 시민배당, 한국도 얼마든지 가능해”
「사명이 있는 나라」 펴낸 오준호 공동대표
인터뷰어 : 인커밍편집팀
공동대표 취임 1년입니다. 한 해를 돌아본다면?
대표단 선거에 나설 때 시인 딜런 토마스를 인용했습니다. ‘작별인사 남기고 순순히 떠나지 마라 / 빛이 꺼짐을 거부하며 분노, 분노하라.’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새 행성을 찾아 떠나는 장면에 나오는 시구인데요. 대선 후 기본소득 운동이 일시적으로 가라앉았지만 체념하지 않겠다, 다시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히려 했습니다. 그래서 ‘기본소득의 새로운 도전’을 모토로 제시하고 세 가지를 약속했죠. 첫째, 기본소득당 기관지 창간입니다. 공약대로 <인커밍>을 창간했습니다. 둘째, 기본소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더 다가가기로 했습니다. 비단 돈뿐 아니라 기본적 안전과 존엄을 구하는 이들, 곧 이태원 참사 피해자나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우리 당은 성실히 다가갔습니다. 셋째, 기본소득 있는 대한민국 혁신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책 「사명이 있는 나라」에 그 방안을 담았습니다.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책까지 썼나요?
밤잠과 주말 휴식을 줄여 썼죠. 그리고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제가 소장으로 있는 기본소득정책연구소 연구원들이 자료 조사에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동안 단독으로 또 공저로 낸 책을 세 보니 이번이 열여섯 번째 책이네요. 책마다 문제의식이 있지만 이번엔 더 절실했습니다. 전엔 제가 작가로서 문제의식을 글로 펼쳤다면, 지금은 정치인으로서 그것을 정말로 실현하고자 하니까요.
책을 쓰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본소득 운동이 일시 가라앉은 건 보수 검찰정권 때문이 아닙니다. 윤석열 정권은 ‘대안 부재’ 상황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기본소득 운동은 스스로 대안적 설득력을 더 확보해야 합니다. 대선 후 제게 두 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하나는 ‘조세형 기본소득 모델’의 한계였습니다. 대선에서 우리는 ‘월 65만원 기본소득’을 제시하고 연 390조 원의 재원을 조세 개혁으로 확보한다고 밝혔죠. 조세 개혁은 불평등 해소를 위해 여전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충분한 기본소득 재원을 조세 하나로 확보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보완책이 필요하죠. 다른 고민은 ‘기본소득 하나로 만병을 고치려 하느냐’는 오해를 극복하는 겁니다. 기본소득을 포함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거죠. 새로운 모델은 생산과 분배가 선순환하고 공공투자가 모두의 소득향상으로 돌아오는 모델입니다. 조속한 탄소중립과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는 모델이어야 하고요. 대선 때도 이 내용을 말했으나 시민에게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당의 대안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하고자 책을 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