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당] 이재명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지금 멈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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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반이 거론되고, 이달 안에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내겠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대통령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고 '파병'이라는 말도 적절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정부의 말은 '지지'에서 '실질적 기여'로, 다시 '군사적 기여'로 한 걸음씩 옮겨왔습니다. 외교에서 말이 바뀌는 것은 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기본소득당 대구시당은 어떤 이름을 붙이든 대한민국 군대를 지금의 호르무즈 해협에 보내는 것에 분명히 반대합니다. 국회 동의라는 절차를 밟는다고 잘못된 파병이 옳은 파병이 되지는 않습니다. 절차의 정당성과 결정의 정당성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서 시작됐습니다.
우리 헌법 제5조는 대한민국이 국제평화 유지에 기여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에 우리 군을 보태는 순간 우리는 중립적인 상선 보호자가 아니라 교전 당사자의 한 편이 됩니다. 이란은 이미 한국이 호르무즈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하면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우리 배와 기업과 교민을 지키겠다며 떠나는 파병이 오히려 그들을 보복의 표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수송로가 중요하다는 사실과 그곳에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결론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논리의 간격이 있습니다. 그 간격을 '국익'이라는 두 글자로 덮어서는 안 됩니다. 국익은 언제나 전쟁을 포장하는 데 가장 자주 쓰인 포장지였습니다.
우리는 이 포장지를 여러 번 받아봤습니다.
박정희 정부는 베트남에 군대를 보내며 경제와 동맹을 말했고, 5천 명이 넘는 청년을 그 땅에 묻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이라크에 군대를 보내며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을 말했고, 이듬해 김선일 씨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스스로 훗날 그 결정이 옳지 않은 선택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청해부대의 작전범위를 호르무즈까지 늘리는 방식으로 국회 동의조차 건너뛰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재명 정부가 같은 자리에 서 있습니다. 정권의 색깔은 달랐지만 논리는 매번 같았습니다. 동맹이 요청했고, 우리는 얻을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에게 되묻습니다. 그때 얻었다는 것이 무엇이었고, 그 대가를 치른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정치가 지켜야 할 것은 모두의 존엄입니다.
존엄은 모든 사람의 것이지, 함정에 오르는 스무 살 청년의 몫을 빼놓고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마다 입대하는 청년과 그 가족에게 파병은 뉴스가 아니라 삶의 일입니다. 아이젠하워는 '만들어지는 모든 총과 진수되는 모든 군함은 굶주린 이들의 밥과 헐벗은 이들의 옷을 훔친 것'이라고 했습니다. 파병에 드는 돈은 어디에서 오겠습니까. 전쟁이 길어질수록 오르는 기름값과 물가는 누가 감당하겠습니까. 시장의 상인과 배달 노동자, 난방비를 걱정하는 어르신입니다. 미국의 전쟁에 기여하겠다며 내는 청구서는 결국 시민의 밥상으로 날아옵니다. 불평등을 줄이고 민생을 지키겠다는 정부라면 그 예산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분명합니다.
파병 검토를 철회하고, 전쟁을 멈추는 외교와 우리 선박을 지키는 비군사적 안전대책, 에너지와 물류의 충격을 시민이 아닌 국가가 흡수하는 민생 대책에 힘을 쏟으십시오. 동맹은 압박의 도구가 아니라 평화의 약속이어야 합니다. 대통령은 우리의 필요가 최우선이라고 했습니다. 정말 우리의 필요가 최우선이라면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전쟁의 한 자리가 아니라 평화의 한 자리이고, 실용외교의 첫 번째 원칙은 우리 국민을 사지에 보내지 않는 것입니다.
2026년 9월 7일
기본소득당 대구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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