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용혜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병역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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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병역면제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된 이창용 후보자는 '슬관절인대재건술 후유증'을 이유로 병역이 면제되었습니다. 흔히 '십자인대파열'로 알려진, 무릎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입니다.
후보자 답변에 따르면, 1986년 초 하버드 유학시절 농구를 하다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고 5개월 간 입원 및 재활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해 6월에 입국해 면제 처분을 받습니다.
그런데 후보자는 어떤 진단서도 제출하지 않고 있거니와, 수술일자나 수술병원의 이름은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합니다. 병무청은 5년이 지난 진단 서류는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건강보험공단은 1980년 이래 후보자가 정형외과나 슬관절 관련 보험처리를 받은 바 없다고 확인합니다. 해외에서 수술을 했다 해도 이후 국내에서의 치료 기록이 전혀 없는 것은 의아합니다.
참고로 이창용 후보자의 거시경제학 교과서 저자 소개는 "190cm의 장신을 자랑하는 그는 농구, 테니스, 배구 등 여러 가지 운동을 두루 좋아한다."로 끝납니다. 교수시절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고글을 끼고 농구를 자주 즐겼다는 숱한 증언과 보도도 있습니다.
물론 운이 좋게도 무릎 재활이 잘 돼서 격한 스포츠를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고 이후로 병원 갈 일도 없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스포츠는 가능해도 군대에서 필요로 하는 자세나 동작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십자인대 파열은 아직도 군면제 사유 중 하나고, 당시 실제 인대재건술을 받았다면 면제사유인 것은 맞습니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당시 수술 여부 자체는 검증할 수 없습니다. 후보자가 가능하다면 합당한 입증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가서는 안 될' 군대에 가셨는가.
이창용 후보자의 면제사유인 '슬관절 인대재건술 후유증'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은 병무청 데이터가 존재하는 첫 해인 2002년 345명이었고 2020년 1190명 까지 늘어났습니다. 그 이전에는 훨씬 적었을 것입니다.
아마 1980년대에 인대재건술을 받은 사람도 드물 것이거니와, 그것이 면제사유인줄도 모르거나 마땅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무릎을 부여잡고 군대에 갔다가 더 악화되었을 분들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다른 질병도 비슷한 사정이었으리라 추측됩니다.
평범한 사람들은 부동시, 담마진, 슬관절인대재건술 따위의 질병이 무엇인지 고관대작들의 인사청문회에서 비로소 알게 됩니다.
저는 우리 사회가 더 많은 인원을 징집해 병역을 수행하게 하는 데에만 관심을 두기보다, 지위고하나 학력에 상관없이 병역을 버텨낼 수 없는 사람들을 더 잘 가려내고, 군대가 사람을 망가뜨리는 일을 막는 데 관심을 두길 희망합니다.
어떤 합법적 권리 혹은 비합법적 특혜가 고학력 특권층에게만 집중되는 사회는 지속 불가능합니다.
2022.04.18.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 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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