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용혜인 상임대표《제주 4.3 75주기, 퇴행을 막고 진실의 봄을 열 때》
페이지 정보
본문
《제주 4.3 75주기, 퇴행을 막고 진실의 봄을 열 때》
오늘은 제주 4.3 항쟁이 75주기를 맞는 날입니다. 봄기운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오늘, 국가폭력에 의해 무참히 학살 당했던 수 만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제주에 왔습니다. 반세기 동안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싸워오신 유족과 제주도민들께도 연대의 인사를 드립니다.
비극의 그 날로부터 75년의 시간이 흘러왔지만, 제주 4.3을 기억하고 진실을 바로잡기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시작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제주 4.3 진상 조사를 시작으로 2000년에는 「4.3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폭도’라고 불리던 피해자들은 어렵게 ‘희생자’로 인정받았습니다. 가족과 이웃을 잃고도 오랫동안 침묵해야 했던 피해자들은 반세기가 지나고 나서야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와 진상규명 노력 앞에서 앞에서 설움을 쏟아낼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용서’와 ‘화해’를 통해 무너졌던 제주 지역사회 공동체는 차근차근 복원되어 왔습니다. 지난 20여년은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피해자들의 마음이 온전히 치유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책임을 다해왔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4.3의 의미를 짓밟고자하는 퇴행이 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4.3 추념식이 진행되는 사이, 한 편에서는 '서북청년단'이라는 이름의 극우세력이 4.3의 의미를 모독하고 모욕하는 대규모 집회를 시도했습니다. 75년 전, 제주도민 학살을 자행했던 그 이름입니다. 얼마 전부터 제주도에는 ‘4.3은 공산주의 폭동’이라는 현수막이 나부끼기 시작했습니다.
이렇듯 노골적으로 4.3에 대한 혐오와 증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책임은 역사왜곡에 누구보다 앞장서왔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있습니다.
“제주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내뱉은 말입니다. 그간 한국사회가 20여년에 걸쳐 쌓아온 진상규명의 노력을 무참히 짓밟는 발언을 한 자가 최고위원을 하고 있는 것이 집권여당의 수준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닙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망언은 윤석열 대통령이 진실화해위원장으로 4.3항쟁을 ‘폭동’으로 규정했던 김광동 위원장을 지명하는 퇴행을 보여줬을 때부터 예고되었던 일입니다. "4.3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대통령의 입장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만, 김광동 위원장에 대한 인사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그 약속을 신뢰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4.3 희생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첫 걸음은 김광동 진화위원장 경질에 달려있습니다.
여전히 김광동 위원장에 대한 인사를 유지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희생자와 국민을 모독하는 막말을 한 태영호 의원을 아무런 징계 없이 최고위원으로 당선시킨 여당의 행보가 ‘4.3’에 대한 노골적인 역사왜곡과 혐오발언을 낳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의 일관된 행보는 이 정부의 사상적 기초를 보여주며 또한 국정의 동력을 ‘서북청년단’ 같은 극우세력으로부터 끌고 오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견뎌냈으니 딛고 섰노라"
오늘 추념식의 문장을 오래 곱씹습니다. 75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다시금 "서북청년단"이 등장하는 퇴행을 목도하고 있습니다만, 두렵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75년의 시간동안 온몸으로 싸우며 진실과 화해의 봄을 이루어낸 국민들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피와 눈물로 견뎌내며 끝내 딛고 서낸 75년의 시간은, 감히 몇 사람의 극우 정치인들과 극우세력이 꺾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본소득당 역시 그 힘을 믿고 피해자와 국민들의 곁에 서서 4.3의 온전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역사의 퇴행을 막고 진실과 치유의 봄을 끝내 열어나가겠습니다.
2023년 4월 3일
제주 4.3 75주기를 맞아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
당원가입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