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홍남기 부총리의 계산기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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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0년 6월 18일(목) 오후 2시 30분
장소 : 국회 소통관
1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경제부장관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 경제문화포럼’에서 “취약계층 지원을 다 없애고 전 국민에게 빵값으로 일정한 금액을 주는 것이 맞는가”라고 말하며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현재 복지지출이 한 해 180조 원인데 전 국민에게 (매달) 30만 원씩만 줘도 (연간) 200조 원이 든다”면서 “그렇게 해서 우리 아이들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맞느냐”며 덧붙이기도 했다. 더 나아가 다음날인 17일, 홍남기 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차 지원금 지급 문제에 적극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가 재정당국의 공식적 입장임을 강조하며, 같은 재정 여력이라면 “더 어려운 계층에 선택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기본소득 도입에 필요한 재원이 미래 세대의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향후 5년 내 증세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부총리의 입장 또한 같다. 확장적 재정 편성을 통해 지금 당장의 불평등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기에, 기본소득 도입에 필요한 재원 마련은 끊임없이 유예될 수밖에 없다.
또한, 홍남기 부총리는 그 재정을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귀속 소득 기준으로 상위 0.1%가 통합소득의 4.3%를, 배당소득의 45%를, 이자소득의 18%를 가져간다. 전체 세대의 39%는 토지를 소유하지 못하며, 최상위 1%는 나머지 99%의 사람들보다 약 3배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위기가 심각해진 상황을 고려할 때, 2020년의 불평등 지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누구의 창고에는 더 많은 빵이 쌓여갈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오늘 당장 먹을 빵조차도 선별적으로 지원받아야만 한다.
단기간의 경제 위기의 모면을 넘어 경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이 도입되어야 한다. 2016년도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기본소득 60만 원 지급을 위해 통합소득 15% 과세, 1.5%의 토지보유세 부과, 탄소세를 신설한다고 해도 70%가 넘는 국민들은 60만 원보다 적은 세금을 낸다. 현재 대한민국은 상위 10%가 토지와 자산 자체를 독점하고 있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본소득 도입에 필요한 재원은 모두의 것으로 마련되어야 하지만, 개인이 부담해야 할 몫은 반드시 불평등 해소를 위한 목표에 따라 정해져야 할 것이다.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증세는 다른 증세와 다르다. 거둔 금액을 일반재정에 통합하지 않고 곧바로 사회 구성원에게 배당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체 증세 규모보다 세금으로 납부해야 할 금액에서 기본소득으로 배당되는 금액을 뺀 순증세 규모가 중요하다. 매월 60만 원의 기본소득 도입에 필요한 순증세는 100조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순증세 100조는 부유한 사람에게서 거둔 세금을 가난한 사람에게 기본소득으로 나눠주는 소득 재분배의 총 규모다. 홍 부총리가 제안한 200조라면 매월 100만 원 가량의 기본소득을 보장할 수 있고, 200조 규모의 소득재분배를 시행할 수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의 재정을 아껴야 한다는 주장은 지금도 이미 충분한 재정을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린다. 재정 당국의 근거 없는 재정건전성 기준은 “지금도 충분히 확장적 재정을 하고 있다”는 말로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과감한 대안 정책 도입을 차단하고 끊임없이 유예한다. 이미 빵은 모두가 먹을 만큼 충분하다. 문제는 누군가의 창고에는 먹지도 않아 유통기한이 곧 지날 빵들로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위기인 지금, 우리는 모두 함께 그 빵을 나눠 가져야 한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홍남기 부총리의 계산은 틀렸다. 기본소득당은 정부가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논의를 회피하지 않길 바란다. 여론조사가 국민의 의견이 아니라고 말하기 전에, 재정 당국이 직접 나서 기본소득에 관한 국민 여론을 책임 있게 물어본 적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에는 순증세를 감안한 기본소득의 현실적인 증세 규모와 기본소득 도입을 통한 우리 사회 불평등 해소에 관하여서도 반드시 포함해주길 당부한다.
정부가 진정 국민에게 물어야 할 것은 기본소득을 위해 당신이 세금을 더 낼 것이냐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기본소득을 통해 소득불평등이 해소된 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어야 할 것이다.
기본소득당 대변인 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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