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용혜인 의원실, '노사문화 우수기업' 조폐공사의 숨겨진 이면, 극단적 하루살이 고용 불안정 시달린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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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문화 우수기업’ 조폐공사의 숨겨진 이면,
극단적 하루살이 고용 불안정 시달린 노동자들
- 기간제법 피하기 위한 22개월 쪼개기 계약 편법, 실업급여 부정수급 장려까지
- 문재인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과 가이드라인 무력화지적에, 조용만 한국조폐공사 사장 '문제 되지 않아'
배포 : 2020. 8. 24. (월)
한국조폐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음날 출근 여부를 당일 오후 5시 네이버 밴드를 통해 통지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8월 24일(월) 기획재정위원회 피감기관 업무보고에서 한국조폐공사를 상대로 상시 업무에 대한 일용직 노동자 사용의 불법성 여부와 노동환경 개선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한국조폐공사에서 여권 제조, 발급, 판독검사를 담당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은 문자, 네이버 밴드 등을 통해 매일 출근 여부를 통지받는 하루살이 고용 불안정에 시달려 왔다.
2019년에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 “나오세요”, “쉬세요”와 같은 문자를 통해 출근 여부를 통지받았고, 2020년은 “근로계약 미성립”이라는 말로 출근 여부를 확인해주고 있다. 2019년 8월, 12월은 51~58명이 일했으나, 2020년 2월에는 36명, 2020년 8월 24일(월) 현재는 단 10명만 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감이 줄자 한국조폐공사 측은 여권 담당 노동자들의 출근 일수를 대폭 줄였지만, 이들은 ‘일용직’ 신분이라는 이유로 휴업수당과 고용안정지원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조폐공사의 노동법 위반 가능성은 공사가 이들 일용직 노동자와 맺은 근로계약서 내용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 사장이 아니라, ID본부장이 당사자로 되어 있는 근로계약서에는 “본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조건이 변경되지 않는 한 2일차 이후의 근로계약서는 별도로 작성·교부하지 않고 일자별로 일용근로자 연명부에 서명하는 것으로 하되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경우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한다”고 되어 적혀 있다.
현재 근로기준법은 일용직을 포함해 기간의 정함이 있는 모든 근로계약에 대해 고용인은 근로기간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교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조폐공사의 주장대로 해당 노동자들이 일용직이라면 포괄적 근로계약서 대신 매일 근로계약서를 새로 교부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일용근로자는 고용보험법, 소득세법, 통계청 근거에도 모두 적어도 3개월 미만 계약인 경우를 말함.)
포괄적으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도 불법적 일용직 고용 요소가 많다. 노동자들이 △교부 받은 근로계약서에는 일용직이 아닌 상시적 업무에 적용되는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 규정 △채용공고에서는 일용직 노동자에게는 불필요한 ‘고용만료 월’이라는 계약 기간 기술 등 상시적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에게만 적용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특히 주휴수당의 “1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한다”는 규정은 일용직 계약과는 분명히 모순되는 요소다.
한국조폐공사는 이들을 상시 업무에 종사시킬 필요에 따라 주휴수당, 연차수당, 계약만료 기간 등을 규정하면서도 상시 업무 노동자에 대한 공사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계약 형태만 일용직 계약으로 하는 불법 또는 편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부 방침 이행, 기간제법에 따른 2년 이상 계속 노동자의 정규직 고용 전환)
노동자들의 제보에 따르면 이들 비정규직들 상당수가 근로계약 체결 22개월에 이르러 계약해지를 당하고 3개월 정도의 실업급여 수령 이후 재계약을 반복해 왔음이 드러났다. 이는 2년(24개월) 이상 연속 고용 시 정규직 고용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민간기업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수법이다.
한국조폐공사가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2017.7.20.) 위반했을 소지도 크다. 해당 노동자들을 상시 업무 종사자로 본다면 이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 비정규직 중 기간제 근로자에 해당한다. 정부 가이드라인은 정규직 전환 기간제 근로자의 요건에 대해 “근로계약시 일정기간의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여 근로하는 자로 계약기간의 길고 짧음, 명칭 등과 관계없으며, 기간의 정함이 있는 단시간 근로자도 포함된다”고 규정한다.
또한 2018년 5월 31일 발표된 ‘공공부문 2단계 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당해 직무가 연중 계속되는 업무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2) 당해 업무가 연중 계속되는 업무인지 여부 판단 ○ 당해 업무가 연간 9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 - ‘9개월 이상’ 여부의 판단은 원칙적으로 개별 근로자들의 근무기간이나 계약기간이 아니라 당해 직무를 기준으로 하여야 함 - 동일한(하나의) 장소(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동종․유사 업무에 수개월 단위로 기간제 근로자를 반복 교체 사용하는 경우에도 연간 9개월 이상이면 연중 계속되는 업무로 간주 - 급식조리원 등과 같이 방학 등으로 일시적으로 근무가 면제되는 기간이 있더라도 연간 9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라면 연중 계속되는 업무로 간주
☞ 상시ㆍ지속 기준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일 업무를 3개월 등으로 쪼개어 근로계약을 반복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 |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를 경우 조폐공사 ID본부의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용 업무가 아니라 상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따라서 조폐공사가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정부 지침을 어긴 조폐공사는 2020년 7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을 받았다. 이 성과는 2018년 7월 간접고용 근로자 125명의 자회사 정규직화, 청년채용 규모 확대, 블라인드 채용 강화 및 “정부 가이드라인 완벽준수”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 일용직 노동자들은 대전 테크노밸리에 소재한 조폐공사 ID(Identification)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공사의 2019년 운영계획에 따르면 ID본부의 매출 목표는 약 1,280억원으로 전체 목표 4,910억원 중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한다. ID 부문 중 여권 제조의 매출 목표는 약 970억원으로 단일 아이템 사업 기준으로 역시 최대 비중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조폐공사는 ID본부에 80여 명의 일용직 인력 규모를 유지했고 통상 60여 명이 하루 8시간 근무를 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여권 발급 수요가 감소하며 현재 15~20명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폐공사의 영업 실적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2019년 매출액 5,248억으로 공사 최초로 매출액 5,000억원을 넘어섰고, 당기순이익만 2,791억원이다. 당기순이익률 16%로 웬만한 제조업체의 3~4배에 이른다. 여권 제조 수요는 줄었지만 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 등 제작 수요가 2배 이상 늘어나 코로나19 이후에도 실적 증가가 예상된다. 채용 여력도 충분하다. 2020년 7월말 기준 정원은 1,486명이지만 현원(현재 인원) 1,314명으로, 172명의 채용 여력이 있다.
용혜인 의원의 24일 질의에 대해 조용만 조폐공사 사장은 “여권 제조 업무가 줄었다 늘었다 하기 때문에 일용직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용혜인 의원은 “정부 부처에 대한 국회의 감시·감독 권한을 이용해 조폐공사 일용직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조건을 회복할 때까지 문제 제기를 계속할 방침이다. 나아가 비정규직 사용에서의 불법·편법 문제가 없는지 공공부문 전체로 감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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